MB정권, 예산안 3년째 ‘날치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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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국회의장 ‘직권상정’ 309조567억 새해예산 확정…야당 “의회폭거” 격한 반발 한나라당이 8일 국회의장석을 에워싼 야당 의원들을 끌어낸 채 국회 본회의를 열어 309조567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 통과시켰다. 이명박 정부 들어 2008년부터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새해 예산안의 여당 단독 처리다. 야당은 ‘3년 연속 예산안 날치기 통과’를 감행하고 있다며 ‘독재정권’ ‘의회 폭거’라고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은 박희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아랍에미리트(UAE) 파병안, 4대강 사업 특혜법으로 불려온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친수구역 특별법) 등도 단독으로 의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야당 의원들을 밀어낸 뒤 예산안을 처리했다. 예산안은 166명이 투표해, 찬성 165명, 반대 1명으로 통과됐다. 한나라당, 미래희망연대가 찬성표를 던졌고,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 의원들은 예산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강행처리는 박희태 의장한테서 사회권을 넘겨받은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맡았다. 본회의에서 확정된 예산안은 309조5518억원의 정부 예산안에서 4951억원이 줄어든 309조567억원 규모다.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의 경우 민주당이 6조7000억원의 삭감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애초 정부가 요청한 예산안에서 2700억원만 깎는 데 그쳤다. 본회의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야당 의원들의 진입을 막아선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회의장이 아닌 국회 본청 245호에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개의 6분 만에 예산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한나라당은 전날 저녁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의 심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뒤, 정부와 한나라당 의원만 참석한 채 예산안 계수 조정을 서둘러 끝냈다. 이날 한나라당은 예산안과 함께 야당들이 원전 수주를 위해 군대를 끼워팔았다며 반대해온 아랍에미리트 파병안, 4대강 공사를 떠안은 대가로 수자원공사에 특혜를 주는 법안으로 지적됐던 친수구역특별법, 국립대의 공공성 저해가 우려된다는 비판을 받아온 ‘서울대 설립·운영법률안’(서울대 법인화법) 등도 박희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형식을 통해 사실상 날치기 처리했다. 친수구역특별법은 상임위 단독 상정에서 본회의 처리까지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으며,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박희태 의장은 예산부수법안 14개와 파병안 등 10건의 안건에 대한 심사를 이날 오전까지 마쳐달라며 심사기일을 지정해 직권상정의 수순을 밟았다. 야당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의회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쿠데타”라며 “‘4대강 죽이기 사업’을 끝까지 막을 것이며, 민주주의를 압살하려고 하는 이명박 독재에 항거해 끝까지 몸을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정권의, 정권에 의한, 정권을 위한 의회 폭거이며 국민에 대한 명백한 전면전 선포”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방문차 출국하기 전 예산안 통과 소식을 전해듣고 “정기국회 회기 내에 통과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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