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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예산’ 뒷감당에 10조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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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따낸 사업 총예산 합하면 9조9676억
포항~삼척 철도, 울산~포항 복선전철 등
경제성 없어 중단됐던 사업 ‘날치기 부활’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포항시 남구·울릉군)에 배정된 ‘형님예산’의 전체 규모(미래 투자액 포함)가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9년 이후 시작된 사업의 총사업비(4조8070억원)에, 이명박 정부 출범 전 시작됐으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중단했다가 이번 날치기 과정에서 끼워넣은 사업의 총사업비(5조1606억원)를 합치면 9조9676억원에 이른다. 이상득 의원이 최근 3년간 챙긴 지역구 예산(1조1159억원)의 9배에 이르는 규모다.

내년도 예산안에 새로 반영된 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포항~영덕 고속도로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2조5000억원(국토해양부 추정)에 이른다. 이 사업은 2011년도 예산안에는 기본설계비 125억원만 반영돼 있어,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포항~삼척 철도 건설사업도 내년도 몫은 700억원이지만, 총사업비는 2조8317억원이다. 이 사업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시작된 사업이지만,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업이 중단돼 애초 정부가 짠 예산안에는 사업비가 없었다가 올해 날치기 과정에서 되살아났다. 울산~포항 복선전철 사업도 감사원에서 사업성 부족 판정을 받아 중단됐다가 갑자기 살아났으며, 총사업비가 2조3289억원(2011년 520억원)이나 된다.

이 밖에 내년도 예산안에 1000억원이 반영된 울산~포항 고속도로 건설사업(2009~2014년)은 1조6424억원, 200억원이 책정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2011~2014년)은 4260억원의 총사업비가 책정돼 있다. 포항~영일만신항 인입철도 사업의 경우엔 총사업비가 내년도 투입예산(15억원)의 130배가 넘는 2050억원이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거론된 형님예산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며 “형님예산이 투입된 사업 전반에 대해 전면적인 타당성 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날치기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처리된 사업들 외에 이명박 정권 이전부터 정상적으로 추진해온 사회간접자본(SOC) 계속사업들까지 포함시키면 총사업비를 기준으로 한 ‘형님예산’의 규모가 12조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득 의원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권영세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형님예산 논란은) 작년에도 나왔고, 재작년에도 나온 것이다. 왜들 이러느냐”며 불쾌하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울산~경주~포항 복선전철화 사업 예산을 의식한 듯 “(사업 구간이) 포항, 경주, 울산인데, 이 중 포항에 대한 예산은 계산해 봤느냐”며 “(포항 예산은) 전체 철도 예산의 5%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관계자는 이날 서민예산 축소와 형님예산 등 예산안 논란에 대해 “청와대 안에서도 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토론이 있었다”면서도 “야당에서 일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공세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정치적으로 약속했던 사안들이 반영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예산 반영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정부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해놨고, 대책은 이미 발표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지금은 약속했던 정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는 데 더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