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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누가 전화번호에 ‘이대통령 부인 번호’ 추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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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의문
② 김정기씨 주장 ‘정보기관 개입설’ 사실?
③ 덩씨와 함께 ‘사진찍은’ 인물 7명? 5명?
④ 기업인 다수 접촉…관련자 더 없을까?


‘상하이 스캔들’의 파장이 확산하고 있지만,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는 핵심적인 단서들은 여전히 잡히지 않은 채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특히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정보기관 배후설’을 들고 나오면서, 중국 여성 덩아무개(33)씨와 외교관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뿐 아니라 총영사관 내부의 알력을 통해서도 주요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제3의 인물 개입했나 김정기 전 총영사는 8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누군가 (총영사) 관저에 잡입해 (정·관계 고위관계자의 전화번호 등을) 촬영했다”며 “한국 정권의 누군가…”라고 말해, ‘제3의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가 다른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보기관’의 음해라고 주장했고, 정보기관 소속의 장아무개 상하이 부총영사와의 갈등설이 나돌았던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국가정보원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카메라로 촬영된 정·관계 고위관계자의 전화번호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의 전화번호가 없지만, 엑셀 파일로 재작성된 전화번호에는 김윤옥씨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누군가에 의해’ 한번 더 가공작업을 거쳤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김 전 총영사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인 물증은 없는 상황이다. 총영사 관저 내부에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없으며, 시시티브이는 관저로 들어가는 몇개의 문 가운데 대문 출입구에만 설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침입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김 전 총영사와 갈등설의 당사자인 장아무개 부총영사는 9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얘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상식적으로 판단해 달라. 신중하게 봐달라”며 사실상 김 전 총영사의 주장을 에둘러 부인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 자료 유출 더 없나 국무총리실이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 등으로 조사한 정부 부처 사람은 허아무개(법무부), 김아무개(지식경제부), 박아무개(외교통상부) 전 영사 등 모두 3명이었다. 8일과 9일 이틀 동안 조사를 받은 김정기 전 총영사까지 합치면 4명에 이른다. 일부에선 덩씨와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이 7명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 관계자는 “동일인물을 빼면 덩씨가 보관해온 사진 파일에 등장하는 사람은 5명 안팎”이라고 전했다. 국무총리실은 사진 속에 등장한 강아무개 전 총경에 대해선 퇴직을 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2009년 제주도와 상하이 간의 우호도시 양해각서(MOU) 체결 건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덩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덩씨가 기업의 인허가 업무에 대한 중국 정부의 편의를 봐주는 일에도 깊숙이 개입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덩씨와 접촉한 민간인들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회사, 화장품 회사 등이 덩씨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거론된다.

이처럼 덩씨의 한국인 접촉범위가 상당히 넓었지만, 조사를 받았던 사람은 3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김 전 총영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고, 광범위한 현지 정부 조사가 이뤄지면 덩씨에게 건너진 정보들이 굴비처럼 엮여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