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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 3주체 논의 안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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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보다 라인 끊는 게 1공장 동지들에 더 힘 준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2공장, 3공장, 4공장 조합원들과 시트, 2공장 해고자 등 400여명은 25일 오후 1시30분 남구 삼산동 근로자복지회관에 모여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파업 관련 3주체(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 3지회) 논의 내용'에 대해 찬반토론을 진행하고 "이 안은 쓰레기다"고 외치며 배포된 '안'을 찢어버렸다. 또 1공장 거점파업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현장 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근로자복지회관에서 '파업투쟁의 전략과 전술', '사측 탄압 대응방안'에 대한 조합원 교육을 진행했다.

 



쌍용차지부 정리해고특별위원회 이영호 위원장은 "우리가 힘이 있을 때 협상도 되는 것이다. 힘이 없으면 교섭도 열리지 않는다"며 "대충 투쟁해서는 안 된다. 한 발 물러서면 계속 물러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힘이 있으면 손배가압류, 징계, 고소고발 등 다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쌍용차 투쟁 사례를 들으면서 "투쟁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하니까 피부로 와 닿았고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훈 변호사는 다양한 투쟁 사례를 통해서 연행에 대응하는 방법, 손배가압류, 징계 대응 방안들을 설명했고 조합원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줬다.

 

교육을 마친 조합원들은 연이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파업 관련 3주체(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 3지회) 논의 내용'에 대해서 찬반토론을 진행했다.

 

"이 안은 쓰레기다. 폐기하자"

 


시트1부 김응효 조합원은 "동성기업 이야기 나와서 입장 발표한다. 아침에 안을 보고 모두가 열 받았다. 이 안은 시트가 투쟁한 취지와 다르다. 우리는 다시 업체에 들어가서 일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다. 이 안은 '쓰레기'다. 우리는 절대 정규직화 되지 않는 한 받아들일 수 없다. 다수의 조합원들이 안을 받는다면 우리라도 싸울 것이다. 움츠려들고 두려움을 깨는 싸움을 다시 결의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응효 조합원들의 발언 과정에서 "이거 폐기하자. 찢어버리자"는 제안들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2공장 해고 조합원은 "1공장 조합원 가족들이 매일 천막으로 찾아온다. 들어가지도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 지금 1공장은 외부세계로부터 차단되고 있다"며 "1공장 동지들이 가족들을 만나고 난 이후에 정규직화 투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찬반토론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손을 들어 발언을 신청하고 자신의 견해를 명료하게 정리해서 제출했다.

 

2공장 우상수 조합원은 "3주체 안은 잘못된 것이다. 대의원, 조합원들이 잘못된 생각을 가르쳐주면 된다. 이 안은 잘못된 것이라고, 이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쟁대위에 요구하고 전달해야 한다. 쟁대위의 잘못을 바로 잡아주고 1공장 거점파업 사수하는 것이 우리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2공장 조합원은 "이런 것 받으려고 농성했는가? 1공장 거점파업 끝까지 사수하고 좋은 결과 만들자. 두들겨 맞고 끌려간 동성기업 동지들이, 우리를 위해 분신한 황인화 동지가 바보인가? 이런 안 낼 바에야 그냥 내려오지 뭐 하러 농성하느냐? 내려와서 또 다시 파업하자고 하면 누가 파업하겠느냐? 이 안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필요없다"고 비판했다.

 

3공장 조합원은 "교섭 의제 관련 사항 받고 파업 풀면 지는 것 아닌가? 지고 나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가? 물론 1공장 동지들, 가족들도 보고 싶고 힘든 것 또한 자명하다. 정규직화 하나 보고 투쟁하고 있는데 이 안 자체가 한심하다. 이 안 못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밥 한 끼보다 라인을 끊어주는 것이 더욱 힘이 된다"

 


2공장 한 조합원은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무조건 라인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발 물러서면 벼랑 끝이다"며 "이 안 받으면 2005년 꼴 난다. '밀어부친다'고 지도부에 요구하고 지도부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공장 동지들에게 한 끼 밥보다도 오늘이든 내일이든 라인을 끊어주는 것이 더욱 힘나게 하는 것이다. 이 안 필요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3공장 조합원은 "이 안 받기 위해서 1공장 거점파업하고 우리가 고생하는 것 아니다. 이 안 받아오려고 가족들 고생시켰냐? 오늘 온 대오가 결집하면 못할 것이 없다. 결의만 있다면 사측도 힘들 것이다. 남이 해주겠지 하는 생각들, 오늘 이후로 다 버리자. 이 안 받으면 우리 모두 죽는다. 싸워 승리하려면 단단히 마음 가져야 한다. 여기서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결의를 밝혔다.

 

4공장 조합원은 "1공장 거점파업 힘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 농성 풀면 그 후폭풍 다 견뎌야 한다. 정규직 명찰 받을 때까지 점거농성 유지해야 한다. 합의서 문구는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한 단어만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2,3공장 생산타격 주게 되면 1공장 동지들 힘날 것이다"

 

또 한 조합원은 "만장일치로 이 안 버리는 것으로 결의하자. '정규직화' 이 단어 나올 때까지 투쟁해야 한다"며 "2공장, 3공장 생산타격 주게 되면 1공장 거점파업 동지들이 힘이 날 것이다. 꼭 그렇게 하자"고 호소했다.

 

도장부 여성조합원들은 "지금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다. 정년이 얼마 안 남았지만, 자식 같은 동지도 많다. 전 비정규직이지만 자식은 반드시 정규직으로 일하게 만들어주자.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가서 1공장 동지들 힘을 실어주자"고 호소했다.

 

"물러서지 말고 한 대 맞고 두 대 맞다 보면 정규직화 될 것"

 


3공장 조합원은 "노조 가입하자고 처음 마음 먹었을 때, 반드시 정규직 되자고 결의했다. 한 가지만 보자. 이 쪼가리 버려버리고 1공장 동지들이 내려올 때, 정규직 돼서 내려올 때 우리가 고맙다고 안아주자"며 "1공장 거점파업 동지들에게 힘을 주는 것은 생산에 타격을 주는 것이다. 한 대 맞고, 두 대 맞다보면 정규직화 될 것이다. 우리가 같이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일주일 한 번을 타격주더라도 우리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자. 선두에서 덩치값 하겠다.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2공장 한 조합원은 "간결하게 말한다. 쟁대위가 이 안 받으면 칼빵 맞을 각오해라. 말도 안되는 안 받아들이면 우리 노조 끝이다. 우리의 유일한 안은 '정규직화' 뿐이다"고 강조했다.

 

또 한 조합원은 "안 이렇게 나오면 노조 없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한 여성조합원은 "가족대책위 편지를 보면 '물 안주면 오줌이라도 먹고 버텨라'고 했다. 이렇게 가족들도 투쟁을 하자고 하는데, 이 안은 말도 안된다. 끝까지 싸워보자"고 말했다.

 

찬반토론을 끝낸 조합원들은 배포한 '안'을 갈기갈기 찢으면서 새로운 현장파업, 생산타격투쟁을 결의했다.

 

한편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쟁대위는 회의를 소집해 '3주체 논의 내용'에 대해 격론을 벌인 끝에 이 안을 폐기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전주비정규직지회는 '3주체 논의 내용'을 표결에 부쳐 찬성 14표, 반대 6표, 무효 2표로 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해졌다.(울산=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