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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무상급식 하기로···오세훈 계속 버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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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와 오세훈

사실상 무상급식 찬성으로 돌아선 김문수 경기도 지사(좌), 무상급식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우)ⓒ NEWSIS


경기도(도지사 김문수)가 15일 사실상 ‘무상급식’ 예산을 허용해, 무상급식 반대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립’될 위기에 놓였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2011년 예산 중 400억원을 ‘친환경 급식 등’에 투입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이는 경기도가 애초 책정한 예산 58억원보다 342억원 늘어난 액수로, 시·군으로 내려가면 초등학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할 수 있는 액수다.

무상급식 찬반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예산 처리 막판에 각각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과 ‘역점중점사업’ 예산을 조정하는 데 합의하면서 빅딜을 이끌어냈다. 즉 경기도는 ‘친환경학교급식’ 예산을 늘려주는 대신, 경기도의회는 전액 삭감하기로 했던 도 역점중점사업 예산을 대부분 되살리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예결위는 경기도가 32억을 요청한 경기국제보트쇼 예산을 5억원만 삭감시킨 27억원으로 되살렸다. 이밖에 경기국제항공전, 세계요트대회, 세계유기농대회에 60억원을 배정했다. 예결위는 또 경기도가 요청한 ‘민원전철 365’와 ‘찾아가는 도민안방’ 사업에도 9억 500만원을 이날 승인했다.

예산 처리에 합의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일단 둘 다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회에서 다수석을 차지하는 민주당은 “친환경급식과 무상급식을 모두 이뤄낸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경기도 역시 “무상급식에 예산 투입이 적절하지 않다는 도의 원칙과, 전면 무상급식이 필요하다는 의회 현실을 감안한 절충안”이라며 “원칙을 지키면서 정쟁과 갈등을 피한 원만한 결론”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에 대한 시의회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5일 서울지역 야당과 시민단체가 만든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운동본부’가 2011년부터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주 내용으로 하는 조례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서울시의원 79명과 교육위원 7명은 곧바로 이 조례안을 공동발의했다.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 27명은 “저소득층을 위한 급식지원은 가능하지만, 전면 무상급식은 안된다”는 반대입장을 내놨지만, 서울시의회 입장을 바꾸긴 어려웠다. 결국 12월 1일 서울시의회는 몸싸움 끝에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오 시장은 조례안 통과에 반발하며 2일 예정됐던 시정질문에 불출석했다. 이날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시의회가 위법적으로 조례를 강제로 통과시켜 오 시정이 출석을 거부했으며, 시의회와 시정 협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 역시 3일 서울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상급식 정책에 대해“복지의 탈을 쓴 망국적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를 철회하기 전까지 어떤 시정협의도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그 후 7일 “무상급식으로 인한 갈등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며 “무상급식정책을 결정주체(교육감, 시의회)들의 공개토론으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무상급식은 서민감세 정책이다. 일부 정치권에서 무상급식을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한 것은 유감”이라며 “정략적인 TV토론은 정중히 사양한다”며 거절했다.

민주당도 “서울시 예산의 0.3%가 들어가는 무상급식을 재정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반대하는 건 논리적 설득력이 없다”며 “오세훈 시장은 시의회부터 출석하라. 토론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의회 의원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지역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서울친환경무상급식본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등 3개 시민단체는 14일부터 서울시청앞에서 결식아동급식 예산 확보를 위한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예산 반대와 국회의 결식아동급식예산 삭감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서울시 예산심의 마감 시한인 오는 17일까지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