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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노조 탈퇴 공작 회사 쪽 문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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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성향 파악위해 투표함 극비 개봉 시도도 이뤄져

한국동서발전 일산사업소가 민주노총 소속인 한국발전산업노조 탈퇴 공작을 벌이고 노조 조합원들의 성향을 작성한 '발전노조 탈퇴 투표결과에 대한 원인과 대책' 문건이 15일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조합원들의 정확한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사쪽의 주도하에 투표함 극비 개봉 시도 정황도 담겨 있다.

 

동서발전노조 소속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해 11월 18-23일 5개 발전사업소 산업별 노조인 전국발전산업노조 탈퇴와 기업별 노조 설립을 위한 찬반투표를 추진했다 부결 된 바 있다. 문제는 당시 노조 탈퇴를 사쪽이 주도 했다는 문건이 나온 것.

 

일산사업소 명의로 된 이 문건에 따르면 발전노조 탈퇴에 찬성한 직원은 겉과 속이 하얀 배로 표시했다. 탈퇴 찬성과 반대 입장이 애매하면 겉은 빨갛고 속은 하얀 사과로, 실제 투표가 진행되어도 노조 탈퇴 반대를 고수 할 것으로 보이는 조합원은 겉과 속이 모두 빨간 토마토로 구분했다.

 

심지어 투표가 끝난 후에 일산조합원들의 성향을 정확하게 분석 관리하기 위해 투표함 발송전일 11월 22일 22시에 노무차장 주관하에 극비로 투표함 개봉을 시도한 정황도 문건에 나타나 있다. 문건은 “선거관리위원 등 관련자 4명중 3명은 적극 동의하였으나 1명이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설득에 실패했다”고 당시 투표함 개봉시도 과정을 생생히 담고 있다.

 

문건은 또 당시 탈퇴 투표 과정에서 노골적인 탈퇴 반대를 표출한 조합원을 조직화합 위해 직원으로 규정하고 근무형태 변경, 기피보직 부여, 사업소간 이동 등의 근무환경 변화 추진과 생활연수원 입소, 포상 등 인센티브 철저 배제와 같은 근무 차별화 정책도 계획했다.

 

이런 조합원 성향 분석 명단은 실제 조합원 압박용으로 현장에서 이용됐다. 발전노조는 “사쪽이 탈퇴 투표 전에 ‘누가 찬성하고 반대하는지 회사는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처신을 잘해라’라는 협박을 자행했다“며 ”전 사업소에 걸쳐 이런 협박이 자행되었으며 특히 탈퇴 투표 전날인 지난 해 11월16일과 17일은 거의 모든 사업소에서 부서별 회식을 진행하면서 회유협박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심지어 사쪽이 이메일을 통한 노동조합활동 지배 개입을 한 자료도 나왔다. 회사 쪽이 진 모 울산지부장 명의의 naver포털 계정 메일을 만들고 이 메일을 통해 ‘발전노조 탈퇴 기업별노조 추진위’에게 유인물 및 조합원 메일 내용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추진위의 전체 메일을 사쪽에서 미리 작성하고 진 모 울산 지부장 명의로 발송됐다는 것이다.

 

▲  조합원 성향을 종합분석한 문건 내용

 

"단순 어용 노조 건설 넘어 민주노조 완전 파괴 계획”

 

이러한 사쪽의 노골적인 노조 탈퇴 공작은 오늘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사전 어용 노조 건설을 넘어, 현재의 민주노조를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수준의 계획이라는 것이 노조의 지적이다. 발전노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발전노조 탈퇴 투표가 부결되자 탈퇴를 주도한 조합들이 노조에 탈퇴서를 내고 따로 복수노조를 만들어 설립총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강남지청에 설립신고서를 냈으나 복수노조라는 이유로 반려됐다. 이렇게 설립신고서가 반려되자 노조설립신고 반려처분 취소 청구를 하고 회사 쪽에는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을 제기했다.

 

발전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직접 노조 탈퇴에 개입해 조합원 탈퇴서를 받고 있고, 조합원을 압박하고 있다”며 “단순히 7월 1일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경쟁적인 어용 노조를 건설 한다는 것을 넘어 민주노조를 완전히 파괴하겠는 것이다. 이미 명백한 지배개입과 부당노동 행위 자료가 나왔지만 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행정지도를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5개 발전회사 노사업무본부는 2009년 10월 “노사관계 환경변화와 선진 노사관계 연구용역”을 동화노무법인에 발주해, 2010년 07월에 “노사관계 환경변화와 선진 노사관계 연구”라는 최종 용역보고서 받았다.

 

이 용역보고서는 복수노조 허용이 대정부 투쟁과 이념 지향적인 발전노조 운동노선에 반대하는 계층의 조합분열로 이어질 것이라 진단하고 복수노조 발생 전 시기를 발전노조 와해를 위한 1단계로 봤다. 이 1단계에선 노무 인력과 노무 예산 확충, 노무 스텝에 인사 상 메리트 부여, 인력과 예산의 전폭적 지원, 불합리한 단협 변경, 특히 인사 및 경영권 침해, 과도한 조합활동 개선 등의 계획을 세웠다.

 

이어 복수노조 발생 시기를 발전노조 와해를 위한 2단계로 보고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복수노조가 발생하고 민주노조가 무너지며, 어용노조가 득세하게 되었는지 상세하게 살폈다.

 

마지막 3단계는 발전노조 와해의 완성단계로 보고 협력적 노사관계 확보 -> 성과주의 인사제도 정착과 고충처리 시스템을 확대하여 노동조합으로의 조합원 집중을 원천 차단, 확실한 성과주의 인사제도로 노동조합 원천 무력화 등이 제시됐다.

 

노조는 “노사업무본부의 용역보고서는 복수노조에 대비하여 어떻게 발전노조를 와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최종완결판”이라며 “이러한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복수노조에 대비하여 ‘발전노조 탈퇴 및 기업별노조 설립’을 노사업무본부의 주도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