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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규직 노조 “불법파견, 우리가 할 사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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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지회 "정규직화 쟁취까지 총파업 사수"

현대차 지부(정규직 노조)는 18일 나흘째 1공장을 점거해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가 요청한 원하청 공동투쟁 요구에 대해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는 현대차 지부가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혀 분명한 선을 그었다.

 

현대차 지부는 비정규직 지회가 17일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사내하청노동자 전원 정규직화와 정몽구 회장의 사과 등 지난 9월29일 현대차 원청 사쪽에 발송한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총파업투쟁을 사수하기로 한 결정사항을 18일 새벽 전달받고 지부 확대운영위원회 간담회를 거쳐 비정규직지회에 이같이 회신했다.

 

현대차지부는 18일자 '비정규직 파업관련 요청에 대한 회신'에서 "시트공장 동성기업 폐업신고 관련에 대해서는 회사와 협상창구를 요청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는 이미 지난 9월29일 금속노조와 직할지회인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충남지부, 전북지부가 교섭주체가 되고 21명의 교섭위원을 구성해 현대차지부와는 별도로 교섭 절차를 진행해왔던 사항으로 현대차지부가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시트1부 동성기업 노동자 투쟁과 1공장 CTS 점거파업 이후 비정규직회는 현대차지부에 보낸 16일자 공문에서 △회사와의 교섭창구 마련 △시트사업부 조합원 현장복귀와 동성기업 조합원에 대해서는 기득권 저하없는 고용승계(07년 7월 이전 업체변경시 근로계약과 동일) △파업관련 손배 및 민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다(징계 포함) △연행자 석방 및 피해보상(병원비 등)을 요청했다.

 

비정규직지회는 17일 현대차지부에 다시 공문을 보내 "지회는 요구안 관철 시까지 총파업을 사수하기로 결의했다"면서 △대체인력 저지(정규직 관리자 및 조합원, 아르바이트, 반대조 작업자) △식량반입, 물품반입, 의료지원, 통신시설 확보 △전공장 대의원 순환농성 조직 △용역경비 강력퇴출 △경찰병력 공장 안 진입 시 강력 대처 △지회 파업투쟁 사수를 위해 현대차지부의 공동투쟁(잔업거부, 특근거부, 파업 등) 조직 등을 요구했다.

 

또 현대차지부가 회사와 협의해 풀어야 할 사항으로 △교섭 실시 △연행자 석방 및 부상자 치료비 지급을 별도의 공문으로 함께 요청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지부는 17일 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회사와 교섭에 있어서 비정규직지회의 요구사항을 다시 확인해 진행키로 하고 이날 오후 이상수 수석부지부장이 1공장 농성장을 방문, 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을 만났다.

 

이상수 수석부지부장은 그 자리에서 비정규직지회에 사실상 동성기업 폐업사태 선해결을 통한 농성해제라는 단계적 해결방안을 요구했다.

 

▲  17일 저녁 만난 이상수 현대차비정규직지회장(왼쪽)과 이상수 현대차지부 수석부지부장 (오른쪽).

비정규직지회는 그날 밤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 정규직화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과정에서 부당해고된 조합원 정규직으로 원직복직 △사내하청노동자 입사일 기준으로 정규직과 차별해 미지급된 임금 지급 △현재까지 진행중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 중단 등 기존의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총파업투쟁을 사수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18일 새벽 현대차지부에 쟁대위 결정사항을 전달했다.

 

현대차지부는 18일 지부신문을 통해 "비정규직지회가 이후 파행되는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동에 돌입한 부분은 우리 모두에게 큰 짐"이라며 "당장 이번 투쟁에 대한 정규직 동지들의 공감대와 연대의 관점이 부족한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부는 "사태 해결의 핵심은 시트 동성기업 노동자들의 조건없는 고용승계와 파업관련 손배 및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라며 "사측은 조속히 협상창구를 만들고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경훈 지부장도 지부신문 노설에서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지부와 연대와 공감을 위한 투쟁의 전술 전환을 당부드린다"며 "그것이 현대차지부와 야기될지도 모르는 갈등과 후폭풍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승리를 쟁취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1공장 점거농성에 대한 현대차지부 대의원들의 순환농성 요청도 이날 보류됐다.

 

현대차지부의 태도는 한마디로 향후 전개되는 비정규직 투쟁에 대해 금속노조 소속 지부로서 연대와 지지, 엄호에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는 현대차지부가 진행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18일 확대운영위원 간담회를 통해 확인한 뒤 지회에 회신을 보냈고, 19일 오전 8시30분 대의원 비상간담회를 열어 지부의 방침을 설명할 예정이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는 비정규직 3지회와 금속노조만의 요구가 아니라 금속노조에 속한 현대차지부 자신의 요구이기도 하다"며 "현대차지부가 처음에 불법파견 정규직화 교섭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대의원선거 등 지부 일정을 고려했던 것인데 그걸 이유로 불법파견 문제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는 19일 비정규직 정규직화 파업에 연대하는 정규직 잔업 거부를 벌이기로 해 본조 집행부와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