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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농성단 문패 떼는 날이 노조 현판식 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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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에서 붉은 가을이 시작됐다. 9월 30일 '간접고용철폐, 파견제폐지,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무기한 공동 농성 투쟁' 첫날, 저녁 7시 30분부터 양재동 현대기아 본사 앞에서는 ‘전태일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문화제가 열렸다.

전태일 40주년 행사위원회는 6월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월 1회 문화제를 가져왔다. 전태일 재단 박계현 사무총장은 전태일 40주년의 의미를 설명하며 “오늘의 전태일 정신은 비정규직과의 연대”라고 힘주어 말했다.


투쟁사를 맡은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유명자 지부장은 “많은 동지들이 재능투쟁이 천일 동안 버틴 힘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데, 천일을 작성했던 게 아니라 끝까지 투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백일, 천일이 지나야 주목받는 장기투쟁을 만들지 말자.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반드시 함께 해 달라”고 했다.

경기도 공립유치원 임시강사 김현정 위원장은 “경기도에서 비정규직인 임시강사들도 함께 하겠다”며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이 날 문화제에서는 이씬, 단편선, 이수진 등의 가수들의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가장 박수를 받은 것은 동희오토 노동자들의 합창이었다. ‘작년 비정규직 문화제 때 대상을 받은 팀’이지만, 노래보다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참가자들은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라는 노래를 한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문화제의 마지막은 참여한 조직별로 농성장에 문패를 다는 상징의식이었다. 각 조직별 대표자들은 문패에 조직 이름을 쓰고, 짤막한 발언을 이어갔다. 투쟁을 결의한 30여개의 조직 이름들이 나란히 걸렸다.


동희오토 이백윤 지회장은 “양재동 비싼 땅에서 이 문패 떼고 방 빼는 날, 그날은 서산 동희오토 노동조합의 현판식 날로 만들겠다"고 무기한 농성 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나란히 걸린 문패들처럼, 나란히 깔린 침낭들과 함께 양재동 공동 농성의 첫날은 마무리되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