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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강정마을 경찰병력 투입 종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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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등 해군기지 공사부지 출입 금지...“개의치 않고 투쟁”


법원이 해군과 정부의 손을 들어줘 강정마을에 경찰병력 투입이 예상된다. 이미 해군은 법원의 결정이 나는 대로 경찰병력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제주지법 제3민사부(재판장 오현규 부장판사)는 정부와 해군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을 상대로 낸 ‘공사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주요하게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이들에 대한 공사부지 내 출입을 금지한 것이다.

 

재판부는 “강 씨 등 37명과 5개(강정마을회, 생명평화결사, 제주참여환경연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개척자들)단체는 신청인의 토지와 공유수면에 대한 사용 및 점유, 항행(배나 비행기 따위를 타고 항로 또는 궤도를 다님)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이 명령을 위반하면 피신청인별로 위반행위 1회당 200만원씩을 신청인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설공사의 건설 사업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 재판부는 “포괄적으로 반대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정마을회와 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이 중덕해안에 설치한 시설물의 철거 및 제거, 대체집행에 대해서도 “사업시행자인 신청인이 직접 대집행의 방법으로 각 시설물을 철거 또는 제거할 수 있다”며 각하했다.

 

강정마을회,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 이들은 제주지법의 가처분 결정은 “국방부장관의 국회에서의 8월말 대집행 언급, 지난 24일 강동균 마을회장의 부당한 연행, 구속 이후 전개된 공안대책협의회에 따른 공안몰이, 오늘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 등과 궤를 같이해 이뤄진 것으로, 법원의 법리에 따른 판단이라기보다는 국가사업의 일방주의에 법원이 사실상 들러리 선 결과”로 규정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강 회장을 비롯해 주민, 평화운동가 5명을 강제 연행했으며, 이중 3명에게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같은 날 해군은 기지 공사를 재개했다. 또, 경찰은 29일 강정마을 일대에 이미 신고된 집회를 원천 불허했다. 최근 해군은 문정현 신부 등이 미사를 보는 기지 공사 현장 정문 앞 ‘평화미사농성장’ 퇴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여기에 재판부의 가처분 결정이 더해져 사실상 경찰병력 투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 강정마을 일대에 전투경찰 3개 중대 300명이 배치된 상태로, 주민들은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범대위는 또 “지난주 해군측 서면에 대한 소명자료를 준비하던 도중 결정된 것”이라며 “사실상 국가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처분 수용을 전제로 한 심리과정이 아니었는가”하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특히, 강정마을회와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시민단체의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가처분 결정에 대해서 “포괄적 반대행위 금지는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단체들을 가처분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어 부당한 처사라며 “결국, 표현의 자유 운운하면서 포괄적 반대 행위 금지를 부적법한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재판부가 신청인이 나머지 피신청인들의 공사방해 금지와 간접강제, 대체집행 등을 요구한 것과 관련, “나머지 피신청인들이 실력을 행사하여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하면서, “공사를 방해할 개연성도 높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대목을 지적하며 “사실상 국가사업의 일방주의에 조력하는 법원조차도 최근의 공안몰이에 따른 논리가 인정하기 힘든 대목임을 거꾸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 범대위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에 개의치 않고 더욱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아울러 가처분 결정을 넘어서는 ‘구럼비 살리기’ 국민운동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명실상부한 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