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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행정대집행 2차 계고로 전방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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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기자 통제도 ‘마음대로’...“내가 모르는 언론사는 들어갈 수 없다”


해군 제주방어사령관과 서귀포시가 강정마을회와 야5당에 '2차 농성장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발송했다.

 

해군은 구럼비 해안 일대에 공사를 강행함과 동시에, 행정대집행으로 주민과 활동가 등을 압박하고 있어 강정마을은 여느 때 보다 긴장상황이다.

 

▲  오늘 오전. 강정포구에서 바라본 구럼비 공사 모습니다. 해군은 굴삭기 다섯 대를 이용해 두 대로 구럼비 바위를 깨고, 세 대로 흙을 나르는 작업을 했다.

구럼비 공사 강행, 행정대집행 압박, 기자회견도 막아

 

해군은 21일, 강정마을회와 야5당에 2차 계고서를 보내, 중덕 삼거리에 있는 컨테이너 1동, 망루 1개, 텐트 2동, 천막 및 집기류, 기타 각종 시설물 및 물건들에 대해 철거를 요구했다. 해군은 지난 14일에도 1차 계고장을 보내 9월 16일까지 자진 철거를 요구한 바 있다.

 


해군은 2차 계고서에서 “2010년 9월 16일까지 위 시설물들의 자진이전, 철거 및 제거할 것을 계고하였는바 이행이 되지 않고 있어, 다시 한 번 각 시설물의 성질상 상당한 이행기간인 2011년 9월 23일까지 위 각 시설물들을 자진 이전, 철거 및 제거할 것을 계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 기일까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스스로 이를 집행하거나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이행하게 하고 그 비용을 귀하로부터 징수할 것”이라며 행정대집행을 경고했다. 특히 강정마을회가 지난 19일, 해군 측에 ‘행정대집행 계고 취소 요구서’를 발송했음에도, 이틀 만에 또 다시 2차 계고장을 발송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해군에 이어 서귀포시 역시 2차 계고서를 발송하고 행정대집행 압박에 들어간 상태다. 서귀포시도 지난 18일에 이어 21일, 중덕 해안가 부근 농성장 및 농성 물품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경고했다. 서귀포시는 2011년 9월 25일까지 자진철거를 요구하며 “기한 내 이행이 안 될 경우에는 행정대집행법의 규정에 따라 행정대집행 등 법적조치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대집행 압박과 더불어, 해군기지 건설 부지에 대한 공사도 강행되고 있어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1일에도 해군은 구럼비에 굴삭기 다섯 대를 동원해 공사를 진행했다. 때문에 20일, 천주교 사제들과 수녀, 신도들은 공사장 정문 앞에서 미사를 진행했으며, 이를 막는 경찰병력과 갈등을 빚었다. 21일 역시 강정마을 주민회와 제주해군기지저지범대위 등이 공사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으며, 경찰과 충돌이 이어졌다.

 

또, 강정마을 활동가들은 펜스를 넘거나 수영을 통해 구럼비 해안에 진입, 공사 강행 중단을 요구했다. 21일 오전 10시 30분 경, 정 모 씨 등 기지 반대 여성 자원봉사자 2명은 구럼비 바위에 진입해, 공사 현장의 굴삭기 앞에서 ‘구럼비를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천을 펴며 공사 강행에 항의했다. 오후 4시 경, 자원봉사자 정 모 씨가 강정포구에서 헤엄쳐 구럼비 해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출처: 해군기지 반대 자원봉사자 정 모 씨]

▲  오후 4시 경, 자원봉사자 정 모 씨가 강정포구에서 헤엄쳐 구럼비 해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정 씨는 훈방 조치 됐다.

해군, 기자 출입도 선별...언론 통제까지

 

해군기지 공사가 시작되면서, 해군은 공사 부지내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공사 현장 역시 펜스로 둘러쳐져 공사 진행상황 역시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의 국정감사와 제주도의회의 행정조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해군은 여전히 펜스 안에서 공사를 이어가며 ‘계속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취재진에 대한 해군의 통제와 검열이 극심한 상황이다. 해군기지 문제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에 착수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는 21일 오후 2시, 제주해군기지사업단 현장시찰에 나섰다. 해군의 공사 강행이 이어지고, 언론에 보도되자 도의회가 나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해군은 일부 취재진의 진입을 가로막고 취재 불가 방침을 전했다. 해군은 이날 취재에 대해 제주도청과 제주도의회 출입 기자만 취재하도록 ‘지침’을 정했다고 했다.

 

해군 양 모씨는 “내가 모르는 곳(언론사)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고 통보했으며, 언론사 확인을 요청하자 “컴퓨터도 없고, 내가 왜 그래야 하느냐”며 반발했다. 또한 그는 기지 정문을 촬영 중인 기자에게 “내 얼굴이 나왔는지 확인해야 겠다”며 카메라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해군 강 모씨는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만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도의회에 출입기자 명단을 받아, 해당 기자들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며 “도의회와도 그렇게 이야기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측은 “출입기자만 현장 취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해군과 이야기 한 적 없으며, 사실 무근”이라며 “출입기자 명단은 도의회가 가지고 있지만, 이를 해군에 전달한 것 역시 확인 된 바 없다”고 밝혔다.(미디어충청, 참세상 합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