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진보정당, 승리하는 길 왜 안 가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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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볼 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행복해지는 걸 두려워하고 승리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 같다. 행복해지고 승리하는 길이 저기 있는데 그 길을 가지 않으려 하지 않나. 사람들이 '이게 무슨 일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과감한, 낡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는 것만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래서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왜 진보신당이 아니라 국민참여당을 먼저 만났느냐. 진보신당은 지금까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국민참여당과는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해봐야 한다. 아까 참여정부의 부채를 계승하겠다고 했는데, 하나 더 얘기하자면 한미FTA 비준안이 올해 6월에 상정된다. 생각해야 한다. 토론해야 한다." -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구애'에 대한 완곡한 '거절'이었다. 유시민 대표는 "왜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진보정당에 손을 내미는가"라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질문에 "새로운 사고, 경계를 넘어서는 모험이 필요하다"며 이정희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에 이 대표는 "한 번 손을 잡으면 아주 단단하게 잡을 정도로 서로를 깊게 이해해야 한다"고 피해나갔다.
23일 저녁 <민중의 소리>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국-유시민-이정희 공개토크쇼 '미래의 진보'에서의 일이었다.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 1천여 명의 청중들은 진보개혁진영 '스타'들의 대화에 숨 죽였다. 유시민 "민주당으로 다시 돌아가는 건 매력적이지 않다" 유 대표는 "민주당에 다시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에둘러 말하자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예전 하던 방식으로 권력을 찾아올 수 없다"며 "각자가 편안하게 머물렀던 과거의 사고와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지도가 있지만 지지기반이 없는 정치인이 정당에 결합한 시도는 이미 해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보정당과 참여당의 '통합'이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갈라졌던 이들이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민주화 항쟁의 선두에 진보정당 구성원이 서 있었다면 그 항쟁의 말미엔 국민참여당의 구성원이 있었고, 그 때문에 원래 '한 뜻을 가진 동지'였단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또 민주당을 당시 민주화 항쟁 대오의 '무대'를 만들어준 '제3자'로 표현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 갈라졌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성수대교 둔치 유세에서 이렇게 유세했다. '재야 여러분 평민당으로 들어오십시오, 영국 노동당이 자유당에서 기틀을 닦은 것처럼 여기서 실력을 닦아 새 당을 만드십시오' 그 말을 따라 들어간 일부가 25년 동안 수십 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지만 새 당을 만들진 못했다. 그 때 또 다른 판단을 했던 분들은 진보정당을 만들었지만 아무 것도 손에 쥐지 못했다. 이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원래의 마음으로 돌아가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을 하자." 그러나 이 대표는 "못 다 만든 민주주의, 극복하지 못한 양극화, 무너져버린 남북관계를 완성하려면 5년이 아닌 훨씬 더 긴 진보민주진영의 장기집권이 필요하다"며 '통합'이 아닌 '연대'의 관점에서 유 대표의 제안을 풀어나갔다. 또 "한 번 손을 잡으면 다시는 놓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잡아야 한다"며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쉽게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단 태도를 보였다. 사실상 참여당의 '정체성'에 대한 확인 작업이 더 필요하단 얘기였다. 이정희 "국민의 힘은 놀라워서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토크쇼 진행을 맡은 조국 교수도 가세했다. 조 교수는 "유 대표는 신생정당이자 의석이 하나도 없는 참여당의 후보이지만 지지율이 매우 높으니 역사가 오래되고 의석이 있는 정당에 구애하는 것은 자연스런 정치적 행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진보정당을 향한 유 대표의 '러브콜'을 '2012년 대선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읽는 점을 도발적으로 지적한 것. 유 대표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이 꼭 되고 싶다면 민주당에서 당연히 (후보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내가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했다면 민주당과 당을 합쳐서 지분과 공천권도 받고 교섭단체를 만들 정도의 계파를 꾸려야 한다"며 "다만 그 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다른 길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게 중요하지 무엇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12년 4월 총선의 야권연대를 위해서라도 진보진영의 힘을 키우는 게 우선이란 데 '방점'을 찍었다. 그는 "연합이 대의에 대한 설득, 대화로 이뤄지는 예는 없다, 모든 정치연합은 힘의 균형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지금의 진보진영은 참여당까지 포함시키더라도 힘의 균형을 통한 선거연합을 이룰 실력이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즉, '비(非)민주연합'을 구성해 민주당으로부터 '양보'을 얻어낼 힘을 키워야 한단 '현실론'이었다.
유 대표는 이어, "나는 이정희 대표보다 훨씬 '마키아벨리'적이다"며 "온갖 사악한 음모와 권모술수, 암수가 판치는 영역이 정치다, 이곳에선 비둘기처럼 양순하면서도 뱀처럼 교활한 진보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정희 대표는 "영·호남 지역의회 진출에 성공하고 있는 진보정당 의원들을 보며 이미 커지고 있는 진보의 힘을 확인하고 있다"며 "국민의 힘은 놀라워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읽고 있는 것만큼 진보진영의 힘이 그리 약하지 않단 얘기였다.
또 민주당·민노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양대 노총과 함께 노조법 개정을 준비하는 점을 들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마련될 때 진보진영의 힘이 더 커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결국 마음이 깨끗하면 진심은 통한다"며 "이것이 정치인의 논법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정치가 돼야 하고 민노당은 그렇게 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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