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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해고자 박종태 씨 우울증 산재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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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반노동자기업 삼성대책위 “삼성은 각오하라!”

   
▲ 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삼성전자 해고자 박종태 우울증 산재신청 기자회견'에 참가한 삼성전자 해고자 박종태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삼성전자에서 일하며 사내전산망에 노조설립을 호소했다는 이유로 왕따근무를 강요받다가 부당해고된 박종태 씨가 산재를 신청했다. 박종태 씨는 사내 노사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회사의 일방적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 기혼여성노동자들 장시간노동으로 인한 유산 등을 목격하면서 현장 노동자들 권리를 위해 노력하다 면직당했다. 이어 삼성전자 경직된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법에 보장된 자주적 민주적 노동조합을 건설하는 것이 삼성전자 사원들 권리를 지키는 것이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민주노총 반노동자기업 삼성대책위는 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삼성전자 해고자 박종태 우울증 산재신청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 해고 노동자 박종태 씨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 질환 산재신청을 밝히는 한편 삼성노동자들과 함께 자주적 민주적 노동조합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회견 여는 말을 통해 “삼성에서 일하다 노동자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해고되고 중병에 걸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전하고 “저 자신도 민주노총 조합원이고 간부지만 과거에 삼성에 납품하던 부품회사를 다녔고 노사분쟁 시 삼성이 개입했던 행태들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들 누구도 법적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사례가 없으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면서 “이건희 회장을 필두로 남한 땅에서 첫손가락에 꼽히고 매년 수조원 이익을 자랑하는 삼성그룹 수많은 계열사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실상에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정 부위원장은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그룹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거나 싸움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생존권을 걸어야 하는 문제”라면서 “민주노총은 삼성 노동자들과 함께 생존권이기도 한 노동자 건강권과 노동인권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삼성전자 해고자 박종태 우울증 산재신청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삼성 해고자 박종태 씨는 발언을 통해 “오늘 아침 제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잘 다녀오라는 딸들의 인사를 해고 후 처음 듣고 나오면서 즐겁게 직장에 출근하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다”고 말하고 자신이 그동안 삼성에서 일하면서, 또 해고과정과 이후 겪은 일들을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박 씨는 “저는 지금도 하루 30알 이상의 약을 먹으며 우울증, 정신병, 목 디스크 등 말할 수 없는 질병들을 치료하고 있다”고 전하고 “전 재산을 파는 한이 있어도 국민을 위해, 가족을 위해, 저와 삼성노동자들을 위해 무노조 삼성의 가면을 벗길 것이며, 진심어린 사과를 받을 때까지 삼성과의 싸움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종란 노무사(반올림)는 “박종태 님은 사원을 너무 대변하는 것 같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해고됐고 감시와 미행, 왕따, 징계 등을 겪으며 우울증과 불안함으로 잠을 못이루고 있다”고 말하고 “누가 봐도 인권유린이며 명백한 업무상 질병이고 산재”라고 규정했다.

이어 “저도 과거 신세계 이마트에서 노조설립 문제 때문에 미행당하고 해고 당한 경험이 있으며 당시 무서워도 집에도 잘 못들어갈 정도의 고통을 6개월 간 겪어 그 고충을 조금이나마 안다”면서 “박종태 님 우울증을 산재로 인정받고 하루빨리 복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동희 노무사도 “이번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산재신청을 준비하면서 이 증상은 전쟁이나 그에 준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아야 걸리는 병임을 알게 됐으며, 수 개월 조사과정에서 삼성이 박종태 대리를 견제하고 감시한 녹취록과 자료를 확보했고 그가 겪은 과정은 전쟁과 같은 것이었다”고 전했다.

권 노무사는 “노사협의회 면직부터 모든 과정에서 삼성은 일관되게 그를 심각히 따돌리고 격려시키다 해고시켰다”면서 “삼성은 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벍혔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삼성자본은 무노조 경영을 이야기하면서 노동조합이 필요없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하지만 무노조 경영 하에서 월 40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아도, 해외출장 중 사망해도, 일하다 백혈병으로 고통당하고 죽어도,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생존권을 박탈당해도 회사와는 무관한 개인 문제라고 매도한다”면서 “이것이 무노조, 비노조 경영의 본질”이라고 전했다.

   
▲ 삼성전자 해고자 박종태씨가 3일 기자회견에서 해고 전,후에 겪었던 일들에 대해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어 “이번 박종태의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기인한 산업재해 신청은 삼성자본의 무노조경영이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삼성반도체백혈병,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투신자살, 해외출장 중 사망, 해고 등은 한 인간과 가정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사회적 범죄행위이며 삼성자본에 의한 살인적 만행임을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반노동자기업 삼성대책위는 삼성자본의 시대착오적 무노조경영에 맞서 삼성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 건설을 위해 개인과 시민사회, 해외단체와 연대해 끈질긴 투쟁을 전개해 사회정의 차원에서 온갖 불법비리를 자행하는 삼성족벌을 삼성경영에서 몰아내고 삼성노동자들의 자주적 조직 건설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 삼성전자에서 23년 근무한 박종태 씨는 노사협의회 위원 활동을 하면서 회사의 일방적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을 막아내고, 상사의 폭언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유산을 막기 위해 기혼여성 등 현장 노동자들 권리를 찾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그 자체가 회사로부터 탄압의 대상이 돼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탄압을 받아왔다.

박종태 씨는 결국 노사협의회에서 면직당하고, 회사의 징계를 받아 정신병동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고통스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마침내 삼성전자의 경직된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법에 보장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을 건설해야 하며, 그 길만이 삼성전자 사원들의 권리를 지키고 인간답게 사는 길이라는 내용의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삼성은 박종태 씨를 해고했다.

   
▲ “저는 지금도 하루 30알 이상의 약을 먹으며 우울증, 정신병, 목 디스크 등 말할 수 없는 질병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박종태 씨는 실제로도 회견 진행 내내 뒷목을 잡은 채 회견에 참여하고 있었다.이명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