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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해직교사, 따스한 봄 햇살 받으며 교단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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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서도 성적으로 아이들의 가치 매기지 않겠다”일제고사 거부로 해직됐던 서울지역 교사 7명이 무려 844일, 만 2년 4개월여 만에 학교로 돌아간다.지난 2008년 10월 전국적으로 치러진 일제고사(공식명칭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줬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당시 교육감 공정택)으로부터 같은 해 12월 파면․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송용운, 윤여강, 정상용, 박수영, 김윤주, 설은주, 최혜원 일곱 교사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오는 4월 1일자로 교단에 복귀한다. 복직을 하루 앞둔 31일, 일제고사반대시민모임 주최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해직교사 복직 축하 및 일제고사 폐지 촉구 시민․사회․노동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해직교사들은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12월 9일 일곱 교사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내린 서울시교육청을 향해, 기자회견, 철야농성, 촛불집회 등을 열어가며 부당징계 철회를 외치던 그 자리에서 꼭 2년 4개월 만에 복직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이다.
김윤주 교사는 “떨리고 벅차다”며 “따뜻한 봄 햇살 아래 서 있으니 2년여 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운을 뗐다. 김 교사는 “설은주 선생님이 그 추운 겨울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기자회견을 했던 장면이 떠오른다. 우리 막내였던 최혜원 선생님은 처음 해직됐을 때보다 8kg이나 빠졌을 만큼 우리에게 굉장히 춥고 힘든 시간이었다”면서도 “우리의 해직과 일제고사 거부가 무자비하게 진행되던 경쟁교육에 경종을 울리고 폭력적인 행정처분을 바로잡는 사례가 되었다는 것에서 그동안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사는 자신들의 복직을 “절반의 승리”라고 일컬었다. 공립학교 소속의 해직교사들은 제자리로 돌아가게 됐지만 사립학교 소속인 김영승 교사(세화여중)는 이들과 같은 이유로 해직이 되었음에도 지난해 7월 재단으로부터 유례없는 2차 파면을 당하는 등 교단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해직에 원인을 제공했던 일제고사도 교육현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그는 “2년여 동안 우리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사람들”이라는 말로 이후의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학교로 돌아가서 오직 성적으로 아이들을 서열화하고 가치를 매기는 교육보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감수성, 이 사회를 보다 바람직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책임감을 가진 아이들, 함께 즐거울 수 있는 교육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명의 교사로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해직교사 이외에도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회원들이 참석해 해직교사들의 복직을 축하하고 일제고사의 완전한 폐지를 촉구했다. 유의선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일제고사 폐지는 너무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이 되었고,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선생님들의 복직이 보여주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를 실현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이후 일제고사의 완전한 폐지를 위해 중단 없는 실천을 할 것”과 “아직도 복직하지 못한 김영승 교사의 복직을 위하여 출퇴근 시간에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앞서 2009년 12월과 2010년 10월, 1, 2심에서 법원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한 교사들의 행위가 교육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해임은 비행의 정도에 비춰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으며 지난 10일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의 상고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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