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0시 노동관련법 재개정을 위한 민주노총-야5당 대책회의에서 노동관계법(노조법) 재개정에 합의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야5당 대책회의에선 그 동안 민주노총이 제시한 노조법의 핵심 8가지 의제에 합의하고 3월 28일께 야5당과 양대노총이 함께 단일한 노조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공식 파기한 한국노총도 참관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그동안 민주노총과 야5당 노동대책회의는 노사관계, 비정규직 문제 등을 놓고 야5당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하고 올 7월 1일로 예정 된 복수노조 시행 전에 노조법 개정안을 제출하여 입법화 한다는 목표로 만나왔다.
이날 합의한 8가지 재개정 사안은 △타임오프 폐지 및 전임자 임금지급 노사자율 △복수노조 도입에 따른 자율교섭 보장 △산별교섭 법제화 △노조설립 절차 개선(노동자 개념 확장) △단체협약 일방해지권 제한 △사용자 개념 확장 △노조활동에 대한 손배가압류 제한 △필수유지업무 폐지 등이다.
이날 합의는 단순히 노조법 재개정 뿐만 아니라 이후 4.27 재보선과 내년 양대선거에서 야권 연합에 큰 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3월 28일께로 공동발의 기자회견 날짜를 잡은 것은 3월 임시국회는 11일에 끝나지만 4월 임시국회가 열린다는 가정 하에 4월부터 시작되는 노동계 임금단체협상투쟁(임단투)뿐만 아니라 4.27 재보선 일정까지 염두에 두고 잡은 날짜다. 각 지역에서 실질적인 조직력을 보유하고 있는 노동계가 노동법 재개정을 매개로 야권연대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다면 반MB-한나라당 연합의 힘은 지난해 지방선거 보다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 참관한 한국노총도 내부 절차를 거치면 합의한 8개 의제를 무난히 회원 조합에 설득 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은 내일(3일) 오전 회의를 거쳐 재개정 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야5당이 상당한 이견을 보여 오기도 했다. 특히 국민참여당은 일부 의제에 대해선 난색을 표해 왔다. 민주당도 전술적 측면에서 1~2개 의제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노조 전임자 문제를 두고도 내외적 상황에 따라 실제 개정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고 ‘복수노조 도입에 따른 자율교섭 보장’에 집중하자는 입장이었다.
반면 민주노총은 이날 8개 의제가 입법 의도와는 상관없이 노동탄압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로 설득하며 합의를 끌어냈다. 8개 의제 중 필수유지 업무 등 일부 의제는 06년 참여정부시절에 개정한 내용이고, 나머지 의제 등은 작년 1월 1일 MB 정부에서 개정된 내용이다. 그러나 현재 여당의 의석이 워낙 거대해 18대 국회에서 실질적인 재개정을 이뤄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날 합의한 8개 의제는 내년 양대선거에서 야권연대의 매개고리로 계속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책회의에는 홍영표 민주당 의원, 이혜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이재영 진보신당 정책위의장, 김영배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함께 했으나 이날 민주당은 홍영표 의원 대신 조춘화 노동 전문위원이 참석했고 각당 정책책임자들이 자리에 배석했다. 대책회의는 오는 8일에 정책 담당자회의를 열고, 23일에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대표자회의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