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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차 4년간 1,200억 혜택받고 1조4천억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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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발끈...“오만한 GM대우, 지원 환수 방안 검토할 것”

GM대우차가 지금까지 지방정부로부터 1,200억여 원의 세금 및 간접적 혜택을 받아왔으며 파생금융상품 거래를 통해 1조 4천억 원을 외국으로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GM대우 비정규직 투쟁승리를 위한 인천지역대책위원회(대책위)’가 2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M대우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무려 254억에 달하는 세액을 감면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김용욱 기자]

 

GM대우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법인세 203억 원을 면제 받았고, 동시에 주민세 20억 원을 면제받았다. 또 지방정부가 기타 지방세를 약 40억 정도 면제해줬다.

 

세금 혜택 외에 인천시와 부평구가 간접적으로 지원한 액수도 천억여 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청라기술연구소 부지의 무상 제공 비용 549억, 2008년 경제위기 당시 GM대우 부품사 지원 펀드 조성 비용 50억과 함께 99년부터 대우차 사주기 운동으로 구입한 관용차 700대, 콜택시업체와 공급 양해각서 체결 지원으로 5년간 판매가 예상되는 2,000대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책위는 “인천시 중소기업 지원예산(296억)의 몇 배, 시민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 예산(644억)에 버금가는 돈을 GM대우차가 혼자 독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대책위는 GM대우의 자본유출 의혹도 제기했다. GM대우가 파생상품거래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조 3,211억 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 손실을 거래 상대인 GM이 이득으로 챙겼을 것이라는 거다. 이들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자본 유출을 목적으로 의도적 손실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사진/ 김용욱 기자]

이에 대책위는 29일 부평 GM대우차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GM대우가 받은 각종 혜택들을 열거하며 비정규 노동자들의 복직과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GM대우의 경우 정규직화에 드는 추가 임금 비용이 1인당 연 1,680만 원 정도라는 것을 감안해도 GM대우가 그동안 받은 세제혜택과 지방정부 지원, 자본유출액 1조 5천억이면 1천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90년간 고용할 수 있는 규모”라며 “GM대우는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으로 현재 농성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어 “이 시간 이후 GM대우차가 지금껏 한국정부와 인천시로 받아온 지원을 환수하는 방안, GM대우차의 경영을 일상적으로 감시하는 방안 등 GM대우자동차의 무책임하고 오만한 경영실상을 범시민적으로 알려나가는 운동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해 들어갈 것”이라며 “올해가 가기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 복직에 대해 GM대우차 아카몬 사장이 책임있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부평역서 민주노총 결의대회 열려... “피를 원한다면 흘려주마, 하지만”

 

한편 ‘30년만의 추위’라는 혹한 속에서 이준삼, 황호인 GM대우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이 고공농성을 진행한 지 29일, 신현창 지회장이 곡기를 끊은 지 열흘째인 29일 ‘GM대우차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인천 부평역에서 열렸다.

 

▲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린 추운 날씨였지만 참가자들은 부평역에서 GM대우 공장까지 행진을 했다.[사진/ 김용욱 기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300여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한 달여 가까이 농성과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GM대우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건강과 안녕을 염려하며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함께 외쳤다.

 

“요즘 따뜻한 방 안에서 편히 쉬는 것과 안녕하시냐는 인사 건네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책위 장동훈 신부는 “용산참사 1년 만에 우리는 또 다른 망루를 쌓고 투쟁하고 있다”며 “용산에서 삶의 자리의 망루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목숨으로 경종을 울렸다면 GM대우 두 동지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온몸으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우리 종교인들은 기도밖에 할 줄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되려고 미사를 보고 있다.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해고자의 복직을 위해, 노동조합 활동의 보장을 위해 더 많은 피를 원한다면 흘릴 수밖에 없지만 그것은 비정규직 동지들만의 피가 아닐 것”이라며 “정규직과의 연대, 총연맹 차원에서 희생을 나눠가짐으로써 우리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승리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  [사진/ 김용욱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안효상 사회당 대표, 김영대 국민참여당 최고위원도 참석해, 지역사회로부터 혜택만 받고 사회적 책무는 외면하는 GM대우를 규탄하는 데 목소리를 보탰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금 일하는 비정규직을 다 정규직으로 다 바꿔도 GM대우가 받은 혜택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며 “3년을 끌어온 GM대우 비정규직 문제를 이제 풀 때가 되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대표는 “국회에서 2009년 1,100억 원을 정규직전환 예산으로 편성했으나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던 것은 비정규직법에 구멍이 뚫려 있고 회사가 그것을 악용하기 때문”이라며 “법의 구멍을 메우는 것이 정당의 책임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2011년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보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들어갈 곳이라곤 비정규직 일자리 밖에 없는 젊은이들과 시민들과 힘을 모아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도 “대우차가 어려웠을 때 인천시민들이 모두 나서서 도움을 줬건만, 지역으로부터 온갖 특혜와 사랑을 받은 GM대우가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세상의 달력에는 2010년 12월 29일도 있고 30일도 있지만, 노동자들의 달력에는 내일의 승리를 약속하는 오늘의 투쟁밖에 없다. 한해가 며칠 남지 않은 오늘, 굳건한 연대투쟁만이 건강과 새로운 투쟁의 새해가 밝아올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  [사진/ 김용욱 기자]

결의대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부평역부터 두 조합원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GM대우차 정문 앞까지 행진했다. 정문 앞에 도착해 간단한 정리집회를 마친 이들은 6시 30분부터 저녁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촛불집회는 GM대우차 정문 앞에서 매일 저녁 6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