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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승자의 저주’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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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의 악몽 승자의 저주, 어떻게 막을 것인가?’ 토론회 개최


M&A시장의 승자독식이 ‘승자의 저주’로 번져가고 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금호아시아나의 재무상황 악화로 귀결됐으며,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매각 과정 역시 정부가 손수 나설 정도로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11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MOU체결은 우리 사회에 또 한번의 ‘승자의 저주’를 예고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 돌입하면서, 노조를 비롯한 정치권, 시민사회 단체는 무리한 M&A과정과 정권의 특혜의혹을 비판하며 금융시장에 다가올 재앙을 예견했다.

 

무리하고 무자비한 M&A가 계속 될수록, 그 문제점은 실감하지만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의 그 대안에는 갈팡질팡 한다. 때문에 2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M&A의 악몽 승자의 저주,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역시 무엇보다 무리한 M&A 구조에 관한 문제점과 그 대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부채상환능력 없으면서도...경영진 업적 위해

 

M&A시장에서의 승자의 저주는 인수 이후, 인수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재무 상황도 지속적으로 악화된다. 인수대상기업의 가치에 비해 과도한 가격을 산정했다는 인식은 자연스럽게 주가를 떨어뜨리고, 인수 자금의 위험한 조달은 인수 기업의 재무 상태를 하락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정선 국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재무전략이 전무한 상황에서의 M&A가 레버리지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또한 이것이 재무 위험과 주주와 채권자 간의 이해상충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보았다. 그는 “기업 인수에 있어, 인수 기업의 재무 전략을 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재무전략을 세우는 곳은 전무하다”며 “기업이 인수 성공 이후에는 레버리지가 증가하고, 주요 계열사 한 곳만 갑자기 수익성이 약화되면 재무적 곤경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사적이익 추구의 결과로서 승자의 저주가 나타나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 윤정선 교수는 “경영진은 사업다각화, 대형화 등을 위해 과도한 확장전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으며,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역시 “경영자가 자신의 임기 동안 업적을 낼 수 있다면, 그리고 이익이 예상된다면 무리한 인수 합병 시도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임기 내의 업적 달성 등의 경영자 사적 이익 추구는 M&A과정에서도 이후 계획이나 돌파구에 대한 고민 없이 무리하게 이루어진다. 조혜경 박사는 “인수기업은 부채상환능력에 대한 논의를 눈꼽 만큼도 하지 않는다”며 “특히 금융시장에서의 M&A 경우, 한국 은행산업이 부동산 경기를 타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지만, 부동산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이후 새로운 수익에 대해 경영진들은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마찬가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부동산 호황기에 마구잡이로 남발했던 대출 자산의 부실 위험이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최우선 과저는 기본 부실을 억제하는 내부 체제를 강화하고 내부 위험관이 강화를 우선하는 것”이라며 “덩치를 키워서 위기를 이권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영실패를 덮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유 회장의 야심작, 하지만 의혹뿐인 인수 시나리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의 경우 역시, 전문가들은 김승유 회장의 임기 내의 업적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로 보았다. 정태인 소장은 “더구나 대통령과의 관계 등 정치적으로 뒷받침 된다면 적어도 임기 중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비판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분명 승자의 저주를 의심할만한 상황에서도, 일을 감행하고 있는 김승유 회장과 경영진의 행보이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인수합병을 둘러싸고 있는 담합의 의혹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 론스타, 하나금융의 이해 일치로 인한 담합의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 시비 등 과거 정책 실패의 무마, 론스타는 조기에 최대의 이익 확보, 하나금융의 1위의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방법이 내부조달 45%(2조 2,059억 원), 유상증자 30%(1조 4,601억 원), 회사채 25%(1조 2,000억 원)라고 밝혔다. 인수 과정에서 회사는 1조가 넘는 순수 부채를 짊어지게 되는 셈이다. 또한 유상증자분 중 45%, 전체 조달금액 중 13%가 헤지펀드에 포함된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지부장은 “자회사 배당을 주 수입으로 하는 예상 수입은 연간 2,792억 원이며, 주주앞 배당, 사채이자, 운영비 등의 예상 지출은 연간 2,656억 원”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주자자금의 절반이 넘는 외부자금 중 절반이 회사채 발행으로, 총 3조 6,100억 원에 해당하며 향후 하나금융의 수익력으로 봐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당국은 밀실, 특혜 의혹등을 키우고만 있는 실정이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와의 해외 밀실협상 이후 금융 당국에 사후 통보를 한 일이나, MOU발표 열흘 만에, 실사도 없기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일은 다른 금융사에게는 용인되지 않는 일이었다.

 

때문에 김기철 위원장은 “심지어 최근에는 정부승인도, 대금지급도, 이사회 등 관련절차도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환은행장 교체를 언급하는 등 오만 방자한 작태를 보여왔음에도 금융당국은 제재나 경고는커녕 하나금융 측 일정에 심사 진행을 맞춰주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하나금융의 자회사 편입 심사를 맡고 있는 금융위원회, 하나와 외환은행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론스타 과세에 대한 법적 보전조치를 취해야 할 국세청, 하나금융의 매매대금 허위공시 사건을 수사하고 잇는 검찰 등의 국가기관 중 단 한 곳만 상식적인 조사를 벌여도 금번 인수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