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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속보이는 ‘비관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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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점유율 상승’ 전망 불구
“파업 탓 물량부족…팔 차 없다”
‘노조 때리기용’ 보도자료 눈살

“파업으로 미국 딜러, ‘팔 차가 없다’”(현대자동차 보도자료)

 

“현대차,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 지속될 이유”(한국투자증권 보고서)

 

현대자동차가 시장 전문가와 업계의 분석과는 상반된 비관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는 23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어 “(북미 시장에서) 물량 공급 부족과 일본 업체의 물량공세에 밀려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세 둔화 우려의 원인으로는 “수요의 증가와 최근 파업 사태에 따른 공급 차질”이라고 현대차는 덧붙였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쏘나타, 엘란트라, 케이(K)5 등의 차종은 시장 수요에 따라 적기 공급이 가능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공장은 경직된 노동유연성, 낮은 생산성에 맞물려 최근 정치파업, 임금협상 과정에서의 파업 및 잔업거부로 물량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북미 시장 성장세가 국내 공장의 파업 탓에 위기를 맞고 있다는 뉘앙스다.

 

2000년 이후 현대차는 종종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빚긴 했어도, 성장 추세 자체가 훼손될 정도로 파업이 장기화된 사례는 없다. 더욱이, 회사 내부의 비관적인 전망과 달리 밖에선 품질 경쟁력 향상으로 현대차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미국 소비자 만족도 지수(ACSI)에서 현대차가 도요타와 처음으로 동점을 기록했다”며 현대차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대차의 이례적인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일에는 “자동차 수출 부진…하반기 전망도 어두워”라는 제목의 보도 참고자료를 냈다. 이 자료는 유럽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국내 완성차의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핵심 내용이지만, 해당 내용은 이미 한 달 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표한 것을 재가공한 수준이었다. 개별 기업이 국내 완성차 전체를 다루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것도 이례적이었다. 업계 안팎에서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바람에 비켜나고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경락 기자